오늘은 어떤 바를 갈지..

  바 나비에서 꽤 오래 고민하면서 찾다가 '40년동안 이어진 바' 라는 소개가 있어서 이 곳으로 결정



4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바는 1층이나 지하에 있는 것보다 2층 이상에 있는게 느낌이 더 좋네요



저녁 6시부터 영업. 저는 7시에 들어갔습니다.



다이의 원목과 직물로 짜인 의자에서 고급스러움이 묻어납니다.



테이블 2개와 몇 석 안되는 다이.

작지만 프라이베이트한 느낌의,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이즈 입니다.


그나저나 첫 손님이었는지 들어가자 마자 오너인 타카하시상이 작은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계셨습니다.

저도 당황 타카하시상도 당황;

나중에 술먹으면서 얘기해보니 아마존 프라임을 최근에 신청하셔서 요즘 영화보는 재미에 빠지셨다고..



가볍게 모스크뮬로 스타트.

드라이하게 깔끔해서 술술 잘 들어갑니다.


후에 진 피즈도 먹었는데, 쉐이킹 하시는 솜씨에 내공이 묻어납니다.

진 피즈에 설탕, 시럽향이 느껴지는걸 싫어하는데, 너무나 깔끔한맛 이었습니다.



안주로 치즈, 빵, 청포도, 무화과를 내 주십니다.

무화과를 일본에서 먹어보다니.. 



위스키를 마시기 전 입에 알콜칠좀 하려고 먹은 르 몰통.



역시 깔바도스는 향이네요.

르 몰통은 배를 섞어서 순수 사과술은 아니지만 맛이 꽤 괜찮습니다.



별 생각없이 백 바를 보다가 놀랐습니다.

꺼내 놓으신 술이 별로 없고 다 안보이게 숨겨 놓으신..


왜 그렇게 하셨냐고 물어보니, 술을 잘 모르는 손님은 접대하기 힘드시다고.

40년 영업의 비결인지, 어찌보면 이기적일지 모르겠지만

뭔가 '숨겨진 최고의 바'의 느낌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술쟁이 한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어떤 술이 있는지 알 수가없기 때문에 하나씩 물어봐야 합니다 ^^

럼 하나 추천해 달라고 부탁드려서 먹은 legend of cuban rum pre-1962.

생각보다 향이 많이 날라가 있고 좀처럼 맛이 안나서 실망스러웠던 기억.



다음은 버번 위스키로.



미국산 fitzgerald 1849 bourbon 이라는 버번인데,

버번 느낌이 확 나는게 아주 좋습니다. 가격도 착해서 인기가 많다고.



꽤 오래 앉아 있었는데 손님이 혼자뿐이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바에 전시된 기물들도 하나씩 소개해 주시고..



뒤쪽에는 조각 작품들이 있습니다.



타카하시상과 아는 사이인 일본 유명 조각가 작품이라는데, 선물 받으신거냐고 물어보니까

거금 들여서 직접 사셨다고^^;



오늘따라 브랜디가 끌려서 다음 잔은 데낄라로 부탁 드렸습니다.



병 안의 선인장 장식이 인상적인 porfidio anejo.

데낄라는 오랜만이라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향, 맛 훌륭합니다.



드디어(?) 손님 한 분이 더 오셨는데, 타지로 이사가셨다가 20년만에 가나자와에 놀러오셨다고.

저한테 이번 여행에서 타카하시상의 바를 찾아온건 '베스트 초이스'라고 몇 번이나 말하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ㅎ


그리고 이시카와현에 아주 좋은 소바야(소엔)와 진자가 있다고 주소까지 받아왔습니다.

언젠가 이시카와현에 여행을 다시 온다면 꼭 가보기로.



타카하시상




마카다미아를 직접 부셔먹는건 또 처음이네요.



큼지막하고 맛도 좋습니다.



마지막은 진 토닉으로.


이렇게 먹었는데 싼 가격에 한 번 더 놀라고..

언젠가 다시오길 기대하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바중에 단연 톱 입니다

뭐 하나 흠잡기 어려웠던 베스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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