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는 일요일.. 거기다 비가 오는데..
여행와서 하루라도 술을 먹지 않으면 병에 걸리는 사람들인지라
어떻게는 바를 찾아서 술을 먹겠다는 의지로 돌아다녔습니다.
오사카역 근처에서 찾다가 닫았는지, 열었는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가보기로 한 바 히라마츠.
큰 백화점에 입점해 있어서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만..
빈 공간이 많아서 그렇지 자리는 그닥 많지 않은 바.
3명이서 가서 그런지 테이블로 안내를 해주시는데,
바 테이블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서 착석했습니다.
첫 잔은 김렛으로.
괜찮은 김렛 한 잔 마시면서 바 분위기를 살피는데,
백화점안에 입점해 있을법(?)하게 고풍스럽지만 깔끔한 분위기.
메인 바텐더 히라마츠상과 바텐더가 두 분이 더 계시지만
사실상 모든 칵테일은 히라마츠상이 만드십니다.
오토시.
가나자와 에스트 타카하시에서 먹었던 마른 무화과도 있네요.
무화과로 치는 네타가 있어서 재밌게 얘기도 나누고..
알콜칠용 깔바도스.
웬지 르 몰통을 자주 마시게 됩니다.
남자 바텐더 한 분이 한국말을 잘 하시길래 '일본인이신데 되게 잘하시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한국인 이셨습니다.
한큐백화점에서 일 하시면서 히라마츠상에게 바텐딩 배우고 계시다고.
우연히 찾아온 바에서 이런 인연은 정말 반갑네요.
좋은 분위기에 그냥 공짜로 주신다는 크라이넬리쉬.
독병인지 뭔지 처음 보는 병에 이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던..
아직 먹어본적이 없어서 주문한 스프링뱅크 18년
스뱅 특유의 향에 부드러움이 극대화된 맛.
위스키 병을 구경하고 있는데 모든 병에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뭔가 특이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워낙 레어한 병들이 많아서 가격표시가 필수였던 것같네요
피트 한 잔 먹으려고 고민하다가 처음보는게 보여서 주문한
아드벡 슈퍼노바
피트 좋아한다고 되도 않는 일본어로 입을 놀리기 시작하니
떡하니
비교해보라고 아드벡 퍼페튬(Ardbeg Perpetuum)을 그냥 주십니다.
오우야..
둘 다 처음 먹어본 거라서 비교해보자면
슈퍼노바는 피트향이 훨씬 강력해서, 마치 아드백 텐의 강화판 느낌이었고
퍼페튬은 부드럽게 넘어갔던 느낌입니다. 피트는 슈퍼노바에 묻혀서 약하게 느껴졌던..
소독향으로 가득한 입좀 행구고자 위스키 하이볼 한 잔.
하이볼에 제일 어울리는 위스키로 부탁드렸는데 무슨 위스키 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옆에 계시던 남성 바텐더분도 아직 히라마츠상의 하이볼은 먹어보지 못했다며
총 두잔을 만들어서 주시는 히라마츠상.
지금 보니 옆에 와인인지 뭔지 칠링도 하고 있네요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하는 생각이 드는 남성 바텐더분과 히라마츠상
괜찮은 럼 있냐고 물어봤는데, 맘에 들만한게 없으시다면서
그냥 이거 한 잔 (공짜로) 먹으라고 주신 보드카.
맛을 떠나서 너무 그냥 주셔서 당황ㅋㅋ..
BAR HIRAMATSU
마지막 잔.
닛카 위스키 1996, 62도.
62도라는거에 끌려서 주문했습니다.
물론 이쯤되면 맛이 기억날리가 없지요
하이랜드파크 어떤거 있냐고 물어보니
엔트리 하나 없이 별 이상한 보틀들을 하나씩 꺼내주셔서 모두가 당황..
일행이 주문한 하이랜드파크 올드보틀.
맛은 확실히 세월에 너무 열려버려서 부드럽기만 했던..
향마저 날라가서 조금 아쉬웠네요.
즐겁게 마시고 나오는데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명패 찍는것도 까먹었네요.
다음에 와서 찍겠습니다..
그러고보니 히라마츠상이랑 페이스북 친추도 했네요
참 익살스러우신 분
마지막 밤이니 멈출수가 없습니다.
바 히라마츠를 나와서 토리키조쿠
이 늦은 시간 일요일에도 연다는게 참 매력인 듯.
거기다 프리미엄몰츠가 단돈 280엔
안주들
위 살살 녹는다~
-오사카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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